일드 굿닥터 국내 첫방송 1회 감상
주원, 문채원 주연으로 2013년 KBS2에서 방송했었던 굿닥터가 이미 미국에서 리메이크되어 호평을 받고 시즌2 제작까지 하게 되었는데, 올해 3분기 일본 후지TV에서도 리메이크 되어서 방송되었습니다.
지난 9월 13일 최종회가 방송되면서 그 동안 후지TV가 목요일 드라마 시청률이 너무 낮아서 고전하다가 겨우 이번 굿닥터로 13%라는 2자리 시청률로 기사회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9월 13일 일본에서 최종회가 방송되던 날 국내에서는 채널W(CH W)에서 1회가 방송되었다고 하는데 이제야 소식을 듣고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POOQ(푹)에서 VOD로 봤고, 그 감상평을 한번 적어 보려고 합니다.
이전에 KBS에서 방영할 때는 주원, 문채원, 주상욱이 주연으로 나왔었는데, 일드에서는 야마자키 켄토, 우에노 주리, 후지키 나오히토가 출연했네요.
떠오르는 젊은 배우라고 불리는 야마자키 켄토가 주연이 맡았던 자폐증이 있는 천재 의사 역할을 하고, 문채원이 맡았던 역에는 노다메 칸타빌레로 유명한 우에노 주리가 야마자키 켄토를 동생처럼 챙기는 의사로 출연합니다.
그리고, 호타루에서 부장님으로 유명했던 후지키 나오히토가 주상욱이 맡았던 최고의 실력을 가진 소아과 의사로 출연했네요.
역시 1회의 시작은 토고 기념 병원에서 적자를 이유로 소아외과에 대한 지원 축소 또는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강해지는 가운데 원장이 자폐증이 있는 새로운 소아과 의사 신도 미나토를 채용했다고 발표하면서 병원 경영 회의는 큰 소동이 벌어집니다.
그 와중에 첫 출근을 하던 신도 미나토는 근처에서 사고를 당한 아이를 뛰어난 응급조치와 판단으로 목숨을 구하게 되면서 병원 내에서 여러 의미로 주목을 받게 됩니다.
당연하겠지만 병원의 동료 의사들, 간호사들 뿐만 아니라 환자 가족들도 꺼려하는 의사가 되고 제발 우리 아이 근처에는 오지 말았으면 하는 이야기까지 듣고 됩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만약 우리 가족이 저런 상황이라면 자폐증이 있는 의사에게 우리 가족을 맡길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보니 역시나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의사의 실력을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익숙하지 않은 처음 접하는 상황, 그런 의사에게 아이의 생명을 맡기기란 쉽지 않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우에노 주리가 연기한 세토 나츠미를 포함한 동료 의사들도 평범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는 사람은 의사가 되어서는 안되며, 특히 소아과 의사는 더더욱 그러하다고 말하며 신도 미나토(야마자기 켄토)를 따돌리게 됩니다.
하지만, 그 어떤 의사보다도 아니, 심지어 어머니보다도 어린이 환자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고, 공감해준 것이 신도 미나토(야마자기 켄토)였다는 것을 1회가 끝나갈 무렵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런 신도 미나토를 보면서 세토 나츠미는 조금씩 마음을 열어 갈 것으로 보이며, 동생처럼 옆에서 계속 챙겨주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앞으로도 수 많은 일들이 생길테고 엄청 미움을 받겠지만 언젠가는 인정 받을 날이 오겠지요.
KBS2에서 방영할 당시에도 주원의 연기가 너무 뛰어나서 호평을 받았었는데 신도 미나토를 연기하는 야마자키 켄토 배우도 자폐증 의사 연기를 매우 잘합니다.
우에노 주리는 물론 연기를 잘하지만, 특유의 높은 목소리가 살짝 아쉽기는 합니다.
호타루에서 부장 역할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던 후지키 나오히토는 그 이후로 줄곧 악역을 주로 맡았었는데, 여기서도 초반에는 어쨋거나 주인공인 신도 미나토를 걸리적거리는 방해물이라 생각하며 괴롭히기 때문에 악역으로 등장하는데 너무 잘 어울립니다.
보고 있으면 마구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에 딱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드라마 초반에 나오는 소아외과가 적자라는 이유로 없애려는 장면을 보면서 얼마전에 끝난 조승우, 이동욱, 유재명 주연의 JTBC드라마 라이프가 생각났습니다.
드라마 라이프에서도 응급실, 소아과, 산부인과 이렇게 3과가 적자라는 이유로 없애려고 했던 모습이 겹치면서 모든 병원에서 일어나는 아픈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드 굿닥터에서도 적자라는 이유로 경영 회의에서 마구 비난을 받을 때 소아과 의사들이 제대로된 반박도 못하는 모습에서 무척 안타까우면서도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소아과에 들어가는 돈이 단순한 비용, 손실이라고 병원 경영진과 의사들이 생각하고 있는데, 단순히 감성적으로 접근해서 저렇게 아파하는 아이들을 죽어가는 아이들을 그냥 못본척 내버려 둘거냐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그런 생각, 이유가 가장 중요하고 당연한 것이라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어쨋거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병원이 돈을 벌지 못하면 망하게 되고, 결국 그 피해는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경영진의 판단도 충분히 일리가 있으니 이에 반대하려면 그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를 가져다 주어야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면 어느 정도 수긍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아과에 들어가는 돈이 손실 비용으로 보이십니까? 아닙니다. 투자, 미래에 대한 투자입니다.
당장 적자 때문에 축소, 폐지한다고 하면 소아과 환자의 보호자 뿐만 아니라 다른 과에 입원한 환자와 보호자들까지 우리 병원을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결국 의사들도, 병원도 우리 환자를 돈으로 보고, 돈 벌기 위해서 치료하는구나. 나도 돈이 되지 않으면 내쫓거나 죽게 내버려두겠구나.
환자와 보호자들이 이렇게 생각하면 다시 우리 병원을 찾아오겠습니까?
반대로 생각해 보십시오. 소아과에 입원한 환자들이 정말 제대로된 치료를 받게 되면 병원과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다음에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병원에 가게 되었을 때 어느 병원을 찾게 될까요!
오늘 정성껏 치료한 아이들이 성장해서 어른이 되었을 때 우리 병원의 환자가 된다고 보면 지금 소아과에 들어가는 비용이 손실일까요? 투자일까요?
만약 이런 장기적인 안목도 없이 눈 앞의 이익만 바라보면서 병원을 경영하고 있다면, 당신들은 경영진으로서의 자격이 없습니다. 당장 그 자리에서 물러나세요."
물론 사람들이 자주 아프면 안 되는 것이고, 아이들을 미래의 돈벌이로 보는 것 또한 좋은 시각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저렇게 돈돈돈 하면서 돈벌이로만 병원을 경영하고, 적자가 생기는 진료과목을 폐지하려고 하고, 실제로 폐지할 권한이 있는 경영진들에게 이런 논리가 아닌 단순한 감성적인 말이 먹힐까요?
갑자기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아무튼 라이프를 보면서 그 동안 의학 드라마를 시청할 때 단순히 환자 치료만을 생각하던 관점에서 병원 전체, 의료서비스 자체에 대한 부분까지 시야가 넓어 지다보니 드라마를 볼 때 좀 더 흥미롭게 보게 되는 듯합니다.
아무튼 한,미,일 3국에서 이미 호평을 받고 있는 굿닥터, 일본판은 어떤 분위기인지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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