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 - 이미나 지음 :: 드라마 애니메이션 영화

그 남자 그 여자 - 이미나 지음


넘겨 짚지 말기, 솔직하게 말하기



그 남자 그 여자


[그 남자]

 

큰 사건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지금 난

심장에 돌덩이가 앉아 있는 것 같아요.

 

그녀가 날 피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느낌이 틀린 것이길 바라지만..

 

아침에 학교 정문에서 그녀를 보고

반갑게 불렀거든요?

그런데 그녀는 "어?" 그러더니

한번 웃지도 않고 막 뛰어가더라고요.

 

급한 일이 있나 보다 생각했는데,

1교시, 강의실에서 만났을때에도

계속 내 눈을 피하는 것 같았어요.

 

내가 본다는걸 알면서도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고

다른 쪽을 쳐다보고..

 

같이 점심을 먹자고 할 생각이었는데,

결국은 말도 못 꺼냈죠.

 

지금, 친구들하고

같이 밥을 먹고 있다지만,

밥알이  하나씩 곤두서서

목으로 넘어가질 않습니다.

 

그녀는, 왜 갑자기 날 피하는 걸까요?

 

어제까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어제까진 내가 이름을 부르면

잘 웃어도 줬는데..

 

 

 

[그 여자]

 

흑흑, 오늘까지 지각하면 F라고 해서

정말 미친 듯이 달려왔거든요.

 

차라리 F 받을걸..

 

너무 슬퍼요.

그 사람, 다 봤겠죠?

 

그동안 파운데이션으로 가려 오던

콧잔등의 주근깨들,

왼쪽 뺨의 여드름 자국,

거기다

립스틱도 안 바른 흐릿한 입술!

 

절망 절망인 건

반쪽밖에 없는 내 눈썹이에요.

저녁때 세수하고 나면

우리 아빠도 깜짝깜짝 놀라는데..

 

거기다, 화장을 못할 만큼 급했으니

머리는 감았겠어요?

머리띠로 훌러덩 다 넘겼죠.

 

분명히 다 봤을 거예요.

아까, 날보는 눈빛이

굉장히 원망스럽더라고요.

꼭 속았다는 듯한 눈빛요.

 

이래서 사람은

하던 대로 해야 한다는 건가 봐요.

괜히, 수업 같이 들어보겠다고

생전 처음, 1교시 신청했다가..

 

아, 어제까진 분위기 좋았는데..

 

아직, 내 반쪽짜리 눈썹까지 좋아하긴

어렵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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