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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1화, 2화로 분석한 조승우가 단순한 악역이 아닌 이유, 근거


요즘 평가는 다르지만 미스터 션사인과 더불어 최고의 화제 드라마로 꼽히는 조승우, 이동욱 주연의 JTBC드라마 라이프입니다.


2016년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 '비밀의 숲'의 이수연 작가의 차기 작품인 만큼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면서 절대악, 절대선의 대립이라는 뻔한 공식을 깨고 상황에 따라 변해가고,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군상의 모습과 그런 시스템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명작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TV/드라마] - 라이프 3화, 4화에서 확인된 중요한 변화, 인상적인 장면

[TV/드라마] - 라이프 5회, 6회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

[TV/드라마] - 라이프 7화, 8화 인상적인 장면 리뷰, 9화 예고




라이프 1화, 2화로 분석한 조승우가 단순한 악역이 아닌 이유, 근거



일단 예고편과 1화, 2화를 보면 병원에서 의료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응급의료센터,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를 단순히 적자라는 이유로 없애버리려고 하는 화물운송회사 출신의 총괄사장으로 나오는 구승효 사장역의 조승우가 엄청난 포스를 보여주며 드라마의 분위기를 압도해 갑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병원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돈만 밝히는 젊은 사장이 의료현장을 돈 없는 일반 서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악역, 완전 나쁜 놈이라고 불러도 부족함이 없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절대악과 절대선이 존재하지 않는 이수연 작가의 드라마이기에 분명히 지금은 보이지 않는, 드러나지 않은 캐릭터 설정이 곳곳에 숨어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찾아봤습니다.

이미 충분히 눈치 챈 사람도 있을 것이고, 너무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에 빠져서 모르고 지나친 사람들도 있겠지만 몇 가지를 분석 정리해보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과 판단이니 혹시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수술실에서 지쳐 쓰러져 잠자던 흉부외과센터장에게 수술복을 덮어줌

병원을 이끌어 가려면 병원에 대해 알아야 하기에 병원에서 사용되는 용어와 의료기기 등에 대해서 공부하던 조승우(구승효 역)가 수술실에서 사용하는 가위를 살펴보던 중 문서로는 잘 분간이 되지 않아서 수술실로 찾아가서 직접 확인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수술실 구석에서 지쳐 쓰러져 잠자던 흉부외과센터장 유재명(주경문 역)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는데, 문득 병원의 각 센터장과 과장들의 이력서를 확인했던 것을 기억해냅니다.

모두가 상국대 출신인 병원에서 유일하게 지방대 출신으로 흉부외과센터장을 맡은 정도로 실력이 있지만, 그로 인해 병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전까지 돈만 밝히는 철면피로 보였던 조승우(구승효 역)는 수술복을 덮어주고 가는 따뜻한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병원 강당에서 열린 전체회의 등에서 냉혈한 같은 모습을 보였지만, 마음 속에는 따뜻한 사람의 정을 가진 캐릭터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2. 회사(그룹)에 근로장학생으로 입사해서 실력으로 사장자리에 올랐음

드라마를 보기 전까지는 유명 대학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서 젊은 나이에 사장 자리에 올랐거나 대기업 3세 정도 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도 했지만, 실제로 드라마를 보니 화정그룹 1기 근로장학생으로 학교를 다니다 화정그룹에 입사해서 전임 회장의 비서로 일하다가 실력만으로 화물회사 사장자리에 오른 이른바 입지전적인 인물로 나옵니다.

물론 다른 드라마를 보면 이런 경력을 가진 인물은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지기는 합니다. 일반적인 엘리트나 상류층 사람들 보다 더 냉혈한으로 변하거나 반대로 약자의 아픔을 아는 합리적인 인물로 성장해 가는 경우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후자로 생각되는데 그에 대한 근거는 다음에 나오는 근거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3. 회사내에서도 엘리트 출신이 아니라서 왕따임

위 2번에서 언급했지만 근로장학생 출신이어서 화정그룹의 다른 사장들과는 소위 말하는 출신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은근히 무시당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물론 워낙 뛰어난 실적을 보여주기 때문에 대놓고 반대하지는 못하지만 엄청난 따돌림과 질투심을 받고 살아가고 있으며 현 회장은 장기판의 말처럼 여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끔 다른 드라마에서 보면 이런 인물들은 열등감, 자격시심으로 인해 폭주를 하고 범죄를 저지르거나 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승우(구승효 역)는 그 중에서도 최대한 자신이 생각하는 합리적인 기준을 넘지 않는 범위내에서 행동하기 때문에 이후 병원에서 펼쳐지는 수 많은 불합리와 맞닥뜨리면서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게 됩니다.




4. 비서를 무시하지 않고, 항상 존대함

어찌보면 위에서 설명한 1, 2, 3번 근거보다 더 확실하다고 제가 판단하는 내용입니다.

조승우(구승효 역)를 옆에서 비서처럼 보좌하는 총괄팀장으로 나오는 엄혜란(강경아 역)과 이야기하고 일하는 모습을 보면 단순한 사장과 비서, 상사와 부하의 관계로 보이지 않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 비서는 사장이 시키는 일만하며, 갑질의 피해자로 보여지기도 하고, 잡무만 하거나 구린 일을 뒤에서 처리하는 역할로 나오기도 합니다.

그럴 경우 나이와 관계없이 반말은 기본이고 폭행도 일상적인 경우가 많지만 조승우(구승효 역)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냉철하고 명확하게 업무 지시를 하지만 항상 엄혜란(강경아)에게 존대말을 하고, 의견을 무시하지도 않고 잘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특히 병원이 적자를 방치해 두고 있는 모습을 보고 비난하면서 수술실의 회전률을 높일 것을 지시하는 장면을 보면 잘 드러납니다.

조승우(구승효 역)가 병원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욕할 때 엄혜란(강경아)는 "네~~ 아 네~~" 하면서 지겹다는 듯, 또 잔소리 한다는 듯 그만 하라는 듯 퉁명스럽게 대답을 합니다.

일반적인 상사와 부하, 특히 사장과 비서의 관계에서는 보기 힘든 어찌보면 반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태도를 보이지만 조승우(구승효 역)는 전혀 문제삼지도 않고 단순한 예스맨이 아닌 두 사람이 깊은 신뢰로 이어진 사이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또, 수술실의 회전률을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수치로 높이라는 지시를 받고도 엄혜란(강경아)는 "사장님은 회전률을 높이라고 지시만 하면 끝이지만, 저는 어쩌라고요. 저도 병원일은 처음인데..."라며 사장의 지시에 반발합니다.

이 말을 듣고 조승우(구승효 역)는 회전률이 높은 병원의 데이터를 받아 보자고 대안을 제시합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오~~센데... 오로지 실적과 실력으로만 평가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렇게 대놓고 사장의 지시를 비서가 반대하고 나설 수도 없고, 그걸 사장이 받아들이지도 못하겠지요.


덤으로 이동욱(예진우 역)의 프로필 사진을 보고 무슨 의사가 이렇게 잘생겼냐고, 조각미남이라고 좋아하는 엄혜란(강경아 역)을 보고 뒤돌아 서며 손사레를 치는 듯한 인상을 짓는 조승우(구승효 역)의 모습은 시종일관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를 이어가던 드라마에서 한마디라 빵터진 재미있는 장면이었습니다.



5. 제작발표회 당시 조승우의 인터뷰

마지막으로 드라마의 제작발표회에서 조승우가 이렇게 인터뷰를 했다고 합니다.


"제가 맡은 구승효는 병원 총괄 사장이다. 적자만 있는 대형병원에 그 적자를 극복하고자 긴급 투입된 소방수 같은 역할이다"

"초반에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재수 없는, 극혐 캐릭터다. 그러다 스스로 변화해간다. 뒤로 가면 어떻게 될지 봐주시기 나름일 것 같다. 구승효는 완전 '나쁜 놈'은 아니다. 최선을 다해 병원을 살리려는 인물이고 뼛속까지 비즈니스맨이다"


초반에는 극혐으로 보여지는 캐릭터이지만 뒤로 가면서 점점 변해가는 캐릭터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작발표회에서는 또 이런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정말 차가운 모습으로 보여지는 조승우(구승효 역)가 사실은 마음 한구석에 따뜻한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조용하고 순둥이처럼 보이는 이동욱(예진우 역)이 어쩌면 조승우보다 더 무서운 칼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




@ 정리하며


분명 병원을, 의료현장을 돈으로만 평가하고 판단하는 대기업, 그리고 사장으로 부임한 인물은 심각한 문제이며, 그 방식대로 병원을 운영하면 안되는 것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일명 하얀 거탑으로 불리는 병원의 구조적인 문제,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의료진들의 문제 또한 방관할 수 없는 또 다른 문제이기도 합니다.


지방으로 파견된다는 방침에 의료는 공공재라고 외치는 의사들이 막상 자기 출신 대학의 서울에 있는 병원에만 있으려고 하고 의료진이 부족해 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어가는 지방에는 가려는 의지가 전혀 없으며, 출신 대학끼리 똘똘 뭉쳐 외부 특히 지방대학 출신은 철저히 따돌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대체 누가 나쁜 사람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장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어쩌면 절대 병원 내부에서는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지도 모릅니다.


드라마의 시놉시스에서 PD가 밝혔듯이 조승우(구승효 역)로 대변되는 항원이 병원이라는 집단, 몸 속에 침투하면서 그 동안 잠들어 있었던 항체가 드디어 깨어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너무나 고착화되어 자체 면역시스템 조차 말살시켜버린 병원이라는 거대한 조직을 변화시키려면 어쩌면 극단적인 충격요법으로 외부에서 항원이 들어가야 항체, 즉 면역시스템이 재가동되고 죽어가던 의료현장을 살려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요.


그리고, 의료의 본질을 지키고자 했던 천호진(이보훈 역) 전 원장의 사망 후 원장이 된 부원장 문성근(김태상 역)과 조승우(구승효 역)는 한배를 탄 인물들로 보이지만, 2화를 보면 둘 사이에서도 일시적인 동맹일뿐 차후에 분명히 갈라질 것임을 보여주는 장면들도 나왔습니다.



점점 더 흥미로워질 것으로 보이는 드라마 라이프, 앞으로 분석할 내용이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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